미국에 와서 아주 어색했던 것 중 하나가 우표를 다시 쓰기 시작한다는 것이였습니다.
제가 한국을 떠나오기 전 몇년동안 한번도 제손으로 우표를 붙여본 적이 없다가
매달 페이먼트 때문에 우표를 쓰려니 영 익숙해지기 어렵더군요.
심지어 우체국에 가본 기억도 별로 없습니다. 늘 오토바이 택배를 썼으니까요.
오늘 연필을 깎았습니다. 아이들 필통 속에 있는 연필들을 엿본 적만 있었는데 오늘 회사에서 연필을 쓸 일이 생겼습니다.
커터칼에 잘려나가는 나무결 사이로 베어나오는 나무향기를 맡고 이 연필을 중학교 이후에 처음 깍아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전화기로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몇십년만에 깍아본 연필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