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같은 여름밤
알프스 등산 동복이 간절했던 그 밤
온 밤을 쓸고갈 것 같던 비바람
내몸은 지상이탈 일보직전
카메라 초저자세로 위치
털석 주저앉아 바람에 저항해 본다
한손은 삼각대 굳게굳게 부여잡고
리모트 릴리스로 딱 세 장 촬영 후
부랴부랴 비바람과 싸우며
자동차로 자동차로 한걸음 한걸음
SUV 트렁크는 거세디 거센 바람 저항에
닫을수가 없다
온 젊음을 다하여 두손으로 힘껏 내리치듯
쾅~~~
아! 내 이마여
얼굴로 흐르는 따스한 선혈이 느껴진다
그날의 훈장은 지금도 선명하다
그래도
그 거센 비바람에
흔들림 없이 나를 만나준
한 장의 사진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사진으로 기억된다
- 아마 돈을 준다해도 이짓은 안하리라 하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