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25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8월분의 숙제 입니다.  서마사님 말씀대로 그저 할수 있는 만큼만 해보려 합니다.
제가 쓰는글은 허구가 들어가 수필입니다.  진짜도 아니고, 가짜도 아니고...

****
참 재미있다, 오히려 신이 나려고 한다.  아버지가 굵고 짜리몽땅한 붓같은것을 비누위에 빠른속도로 휘휘저어대니 놀랍게도 하얀거품이 일어난다.  내가 가지고 놀던 비누거품하고는 완연한 차이가 있다.  어떻게 저리 뭉게구름 같을까?  저런비누라면 엄마의 성화가 있기전에 아침마다 세수를 하고 싶을것이다.  아버지는 그 비누가 묻힌붓을 얼굴에 빠른속도로 비비신다, 좀 전에 비누에게 했던 바로 그모양으로.  미끄럽기도, 차갑기도, 부드럽기도 할것같은 그 붓을 나도 내얼굴에 비벼보고 싶다.  

아버지가 면도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뽀빠이가 시금치한통 다먹고 주먹을 휘두르는 그잠면 보다 더 신난다.  하얗게 일어난 비누거품이 아버지 눈에 들어가 따가울 걱정에 내가 눈을 질끔거리게 된다.  저 거품의 맛은 쓴맛이라는것을 알고 있어도, 아이스크림 생각이 난다. 퉤퉤하고 뱉을지언정 한번 손가락에 묻혀 입에 넣어보고 싶다.  

i-5z23H3C-L.jpg


i-XP95kTK-L.jpg








"아빠, 여기 안했어" 하고 쳐다보지도 않을 아버지에 손가락으로 턱을 가리키며 알려준다.  "어어~ 저기도 안했는데~"  돌이켜 보면 그리 많지도 않은 수염에 왠 비누거품은 그리도 많이 하였는지 모르겠다.  수염을 남자의 상징이라고 생각하였을까?  한껏 부풀어진 거품이 수북한 하얀 수염같다.   뽀빠이에 등장하는 부루투스가 할아버지가 된다면 아마도 철사같은 검은 수염도 하얗게 변하리라. 거품사이로 보이는 입술이 유난히 빨갛게 보인다, 빙수 꼭대기에 앵두라도 하나 언저진듯...  소복히 싸인 비누거품아래의 보이지도 않는 수염을 아버지는 재주도 좋게 찾아낸다.  


i-75SsZWQ-L.jpg


i-3NtqHwX-L.jpg







면    도    칼

낱말만 들어도 섬짓하다.  아버지가 접혀진 칼을 펴는 순간서 부터 나는  아무런 움직임도 할수 없다.  나의 숨이 가빠지고 나의 가슴이 콩당거리는 소리가 내귀에는 들린다. 아버지는 칼을 벽에 걸려있는 가죽혁대 같은것에 위아래도 두세번 휩쓸어본다.  왜 혁대에 문지를까?  영문은 모르지만 나도 해보고 싶다.  왼손으로 혁대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칼을 쓱쓱쓱... 내 두손이 움찔함을 느낀다.  나는 저 칼을 만져볼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상아로 장식된 저 칼 손잡이 조차도 만져볼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무서운 칼.  어서 어른이되어 나도 내칼을 가지고 싶다.  더 큰 칼을 가져야지.

아버지는 그 면도칼로 감히 그분의 얼굴에 칼부림을 하신다.  언제나 가장 면도질의 처음은 툭 튀어나온 목뼈에서 턱으로의 가장 한번에 길게할수 있는 그곳이다..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는 부분인가 보다.

"쓰악삭, 쓰악삭~"  

누군가에게 손수건으로 눈가리개를 시키고 이소리를 들려 준다면 아마도 거의 모든이들이 이 소리가 무엇인지 마출수 있으리라.  "쓰악삭, 쓰악삭~"  

i-77WXvqj-L.jpg


i-v4GCF7t-L.jpg








면도가 다 끝난후의 아버지의 이런 맨드라미 얼굴은 엄마의 젖가슴보다 부드럽고 기분 좋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얼굴위 쪽으로 만져본다.  아직도 몇 삐죽삐죽히 덜 깍인 수염이 남아 있거늘, 나에겐 백조의 흔들림 없는 호수 같다.  내일 마저 깍으시려고 수염을 남겨 놓으셨을까?  아버지도 나처럼 맛나는 과자를 다 안먹고 아껴두는것 같아 신기한 생각이 든다.  아버지는 어른인데...  

아버지가 그만 하라는 소리가 곧 나올듯한 위험을 무릅쓰고 한번 더 만져보다.  내가 아버지처럼 키가 커지면 아버지얼굴에 내 얼굴로 비벼보리라.  아버지의 이쁜 얼굴.

i-HDK4hkL-L.jpg


i-q2zcsJR-L.jpg


i-PRLh6q8-L.jpg




  • profile
    서마사 2016.08.26 14:18
    글 참 잘쓰십니다. 이렇게 훌륭한 작가님이신것을...이제서야 알게됬네요.

    저는 한국의 이발소들이 거의 모두 퇴폐영업으로 남자손님들이 미장원으로 갈수 밖에 현실에서 그리워한것은 면도칼이 내 턱밑의 수염을 갂을때 들리는 소리가 무척 그립습니다. 그 사각사각 하는 아주 작은소리에 온신경을 집중할수 밖에 없는 순간이 항상 즐거웠습니다. 한때는 그 소리가 듣고 싶어서 일부러 자를 머리도 없는데 이발소에 가곤 하던 시절도 있었지요.

소모임 게시판

소모임 활동에 관련된 글, 자료, 공지, 문의, 사진 등을 올리는 공간입니다. 소모임과 관련없는 글은 관리자가 적절한 게시판으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신공격, 사실여부의 확인이 필요할수 있는 글, 미풍양속을 저해하거나 일정 갯수의 비추천, 신고가 접수된 글은 사전 동의없이 삭제, 수정될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2 공식소모임 희노애락 (喜怒哀樂) 희노애락 노(怒) 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노(怒)하다, 화를 내다, 왜 화가 나는지... 왜 화를 내어야 하는지.... 억울함, 불공평, 나의 영역에의 침해, 나를 방어하기 위함, 나아가서는 살아가기 위함, ..... 오늘... 4 file 이쁜님 2016.08.13 131
121 공식소모임 심도 촬영??????? 6 file 장바우 2017.04.18 132
120 공식소모임 기초 12기 엣지반 7회 모임 야외 출사 수업 (3월 2일) 카메라 조작 기초반 엣지반원분들, 이번주 토요일(3월 2일) 7회수업은 야외실습수업입니다. 장소는 Gibbs Garden이고 출발 시간은 3월 2일 토요일 오전 7시30분입니다. Today님께서 이미 번개출사 글을 올리셨는데 기... 1 JICHOON 2019.02.28 132
119 공식소모임 [출판소모임] 벌써, 10년. 제목 : 벌써, 10년. (부제: 유럽아, 지금도 그대로니?) 시놉시스 :  100일간의 유럽여행기  2007년, 스페인을 시작으로 이집트까지 13개국 여행의 기록 미루고 미뤘던 사진일기를 이제는 꼭 작성하려고 합니다. ㅎㅎ... 17 영은 2016.05.27 133
118 공식소모임 늦은 7월 숙제 제출합니다 늦은 7월분 숙제 제출합니다. 처음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즐겁게 사진찍고 숙제도 제출할수있어서 기분이 좋아요! 7 file 써니 2016.08.06 134
117 자유소모임 사진연구 소모임에 대해서 "사진가 소개와 사진에 대한 토론" 이 소모임의 주제는 "사진가 소개와 사진에 대한 토론" 입니다 이 모임은 이사동 비공식 소모임이며, 운영자는 유타배씨 님입니다. 사진가는 누구던지 될수있읍니다. 유명한 사람... file 공공 2020.02.15 135
116 공식소모임 소그룹 모집 안내 이번에 다시 소그룹 모임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소그룹은 보통 3개월정도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6명 이내의 모임으로 진행을 합니다. 참여자분들의 책임감 고취를 위해 약간의 수업비용을 받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 1 JICHOON 2015.06.09 136
115 공식소모임 12기 아미반 모임: 4/6, 토 아미반 마지막 수업합니다. 4월 6일, 토요일, 오전 10시. 장소: 카페 로뎀 수업 내용: 총정리 및 묻고 답하기  ~~~ 2 공공 2019.04.04 136
114 자유소모임 슬로바키아 사진작가 'Mária Švarbová' 마리아 스바르보바 사진 소개합니다 88년생 슬로바키아 태생 공간 색상 기하학  사진 속 피사체들의 일상적인 행동은  마리아의 눈을 통해 순간적으로 얼어 붙은듯 보입니다. 실생활에서 잘 볼수 없는 시각적인 즐거... 9 file Fisherman 2020.10.14 136
113 공식소모임 [6월] 2016년 제 사진집은 소재/주제는 "2016년"입니다. 2016년 한 해를 기록으로 남겨두려구요, 출판사 사장님이 독촉장을 보내오셔서,,, 마감일에 늦지 않게 올립니다. 저는 6월 분량을 자유 갤러리에 올렸습니다. http://www.as... 1 공공 2016.06.29 138
112 공식소모임 출판 소모임 - 애틀란타 탐험기 오늘 젤 늦깍이로 참여 댓글 남겼어요.. 애틀란타에온지 어느덧 7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이곳에대해 제대로 알고있는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이들더라구요. 하지만 구석구석 좋은곳들도 의외로 많잖아요.. 책을 여행... 11 써니 2016.05.31 139
111 공식소모임 사진 구도 및 라이트룸 소개 (10/5) 기초반 수업이 이제 1회만 더 하면 14기 수업도 끝나게 됩니다. 마지막 수업은 다음주로 미루고 이번주에는 뽀나스 수업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사진구도와 라이트룸을 소개해 달라는 기초반분들이 계셔서 이 내용을... 4 JICHOON 2019.10.02 139
110 공식소모임 10/13 기초반 모임 내일 아침 기초반 모임은 둘루스 다운타운에서 실습도 하고 콧바람도 쐬는 시간으로 갖겠습니다.  아침 7:30 am  Maple Street Biscuit  3550 W Lawrenceville St #210, Duluth, GA 30096 아사동 회원님들중 콧바람 ... esse 2018.10.12 140
109 공식소모임 숙제 자동차 수동기어 조작 처음 배우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겐 한걸음 한걸음이 다 새롭습니다. 지도해 주시고 도와 주시는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7 file 기차 2016.09.14 141
108 자유소모임 사진연구 - 보케 "보케" 이번 소모임의 주제는 "보케" 입니다 이 모임은 이사동 비공식 소모임이며, 운영자는 "(구)해피찍사" 님입니다. 렌즈들의 특성에 따라 보케가 다르게 생성됩니다. 소유한 카메라와 렌즈를 이용하여, 화각별, ... 12 은댕 2020.12.04 142
107 자유소모임 제품 사진 소그룹 과제 (금속, 반지) 어제 4회차 모임도 너무 즐겁고 유익했습니다. 저는 진행담당자이다보니 예습을 해야하고, 같이 실습하고 나누는 정보들을 듣고 보다보니 개인적으로도 이번 모임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같이 참여해 이... 3 JICHOON 2021.08.26 142
106 공식소모임 소모임출판 - 숙제 '나' 에 대한 이야기로 꾸려나갈 책의 첫 숙제입니다. 여러분들의 숙제를 보고 기가 많~~~~~~~~~이 죽어서 어깨가 좁아졌지만,, 그래도 처음의 계획대로  심플!!하게 담아내보려 합니다. 처음 올리는 숙제는   나의 ... 8 file 아날로그 2016.07.25 145
105 공식소모임 12기 아미 반 모임. 2/16. 10시  안녕하세요. 아미반 4번째 모임 합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실내 정물 촬영하면서 초점, metering 그리고 composition을 함께 연습합니다. 장소: 나눔갤러리 (1295 Old Peachtree Rd NW Suwannee, 30024) 시간: 2월 16... 5 공공 2019.02.12 145
104 공식소모임 12기 아미 반 모임. 1/26. 10시 12기 기초반인 아미 반이 이번 토욜, 1/26, 오전 10시에 두번 째 실내 모임합니다. 장소는 로뎀입니다. 2 공공 2019.01.24 146
103 자유소모임 일정과 계획 새로운 장을 만들어 주신 운영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Viewer 곧 시작될 게시물은 이곳에 올려세요.  그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고요. https://www.asadong.org/bbs_group/1361540Viewer 소... 5 file 유타배씨 2020.02.16 14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3 Next
/ 13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