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인가 한국에 갔을때 홀로 사진기를 메고 무작정 서울 거리를 걸어 다녔던 적이 있었지.
기다리는 것도 기다려줄 것도, 마땅히 해야할 것도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걸어 다닌다는 것이 얼마나 새로웠던지.
무슨 보람을 위함도 아니요, 그렇다고 남을 위함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를 위함도 아니었던 하루.
돌아와 다시 이방인이 되어 버린 지금,
잊혀졌던 그날, 우연히 발견한 한장의 사진으로 되돌아 보며,
알수 없는 그날의 느낌을 되살려 보려하지만,
미릿속 저편에서 잡힐듯 말듯,
이렇게 인생은 흘러 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