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사진
2016.06.26 11:27

아버지의 시카고 (소환3)

조회 수 90 추천 수 2 댓글 16
Extra Form
Shot Location Chicago
388375308.jpg






118646969.jpg






118646962.jpg





118647367.jpg





지금 시카고 부모님 집에 와 있어요. 

위의 사진은 아버지의 사진들입니다.  


시카고의 풍경을 담아내고 싶은데, 이번에는 그냥 푹 쉬기만 하다가, 소환 마감이 되어 아버지 사진으로 반칙을 합니다.

아버지는 지난 십수년 똑딱이 사진기 하나 들고 여름에는 자전거를 끌고, 겨울에는 진돗개 한마리를 끌고

시카고 여기 저기를 다니며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다운타운에서는 유독 하늘을 보며 시카고 건축물의 지붕, 하늘과 닿는 건물의 꼭대기를 많이 찍으셨는데, 전 그 시선이 참 좋아요.


아빠, 노출, 초점 그런 거 좀 가르쳐주세요. 라고 하면 난 몰라, 그냥 auto로 다 눌러버려. 하시던. ㅎㅎㅎ


한국에 큰 사업을 벌이시다 IMF 아픔을 겪으시며, 

기나긴 좌절의 시간, 매일 사진기를 들고 도시와  공원, 숲속 자전거 길을 걸으시던 그 때, 

전 참 못난 딸이여서 아버지의 엄격함과 고지식함에 숨막혀 했고 화도 나고 해서 멀리 멀리 도망가버리기만 했습니다.   

한 번도 같이 옆에서 걸어드리지 못했죠.


일년에 한 두번씩 겨우 볼 때마다  부쩍 더 할아버지가 되어 가시는 아빠.

이번에도 살갑게 하지 못하고 떠나는 거 같아, 마음이 아프기만 합니다. 


그래도 늘 사랑한다는 마음은 아실까요. 

사랑해요. 

아빠.







* 아버지의 예전 사진은: http://www.picturetrail.com/brianhan

  요새는 저도 안하는 facebook 을 하시더군요. ㅎㅎㅎ


(소환마감 6/28 오후 11시)




  • profile
    kulzio 2016.06.26 11:34
    쉬시는데 소환하여 아버님의 역사를 들을 수 있게 되었군여....
    98년이나 08년은 한국이나 미국에서 지울 수 없는 큰 역사의 획이 되었습니다....
    저도 98년의 한국의 기억과 08년의 홍콩의 기억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겨내신 아버님을 기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나마 아버님의 기운을 느껴 봅니다.....
  • profile
    Happyfish 2016.07.06 19:38

    짐 다 싸고, 공항 나가기 직전에 올린 사진이예요. 정말 15분 정도를 남기고 급하게 고르고 글쓰며 올렸어요.
    타이밍도 어떻게 딱 아셨는지. ㅎㅎ
    쿨지오님 덕택에 저도 아버님의 사이트를 다시 들어가 보고 사진을 보며,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아버지의 과거, 그리고 휴가동안 함께 하면서도 표현할 수 없었던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였어요.
    참 감사합니다.

  • profile
    서마사 2016.06.26 11:40
    전라남도 함평의 시골 마을에 미술선생님이 동네 어르신들에게 똑딱이 카메라를 한대씩 그냥 드립니다.
    전원을 켜고 끄는법만 알려주고는 " 맘대로 찍어 오세요."
    나중에 그 사진들을 프린터 해서 전시회를 한것을 티비 방송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사진들이 몇년이 지났지금 내맘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사진은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것을 새삼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사진들입니다.
  • profile
    Happyfish 2016.07.06 19:40
    아, 정말 보고 싶네요. 그 사진들. 정말 참신한 기획이예요.
    사진은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말. 왠지 짠한 느낌입니다.
  • profile
    판도라 2016.06.26 13:27
    아버님의 사진 잘 간직하셨다가...사진집으로 선물해 드리세요~
    그때 같이 해 드리지 못한 걸음대신, 마음을 보여 드리면 어떨지요 ^^
    사진도 글도 마음에 남을듯합니다.
  • profile
    Happyfish 2016.07.06 19:46
    좋은 아이디어네요.
    아빠는 매번 음악을 열심히 골라, 초단위로 다 기록하시면서 유투브에 나홀로 전시를 하시거든요. (별 호응이 없음 ㅎㅎㅎ)
    판도라님 말씀 들으니, 멜로디 나오는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책장을 넘기면 음악이 나오는 사진집을 만들어보고 싶네요.
    아... 가능할까.... 아버지께서 너무 기뻐하시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네요.
  • profile
    아누나끼 2016.06.26 15:31
    아버님이 진돗개 키우셨군요. 아직도 개가 살아있나요?
  • profile
    Happyfish 2016.07.06 19:48
    아니요. 몇 해전에 하늘나라로.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는 개를 무척 싫어하셨어요. 집안에서는 발로 뻥뻥, 저리 가! 하셨죠.
    근데 사진 찍으러 나가실 때는 저렇게 꼭 끌고 나가셨다니까요. ㅎㅎㅎ
  • profile
    기억이란빈잔에 2016.06.26 21:14
    사진이란 취미로 좀더 가까워질수있음 좋은거죠^^
  • profile
    Happyfish 2016.07.06 19:50
    제가 아사동에 들어와서 사진을 취미로 시작했어요. 했더니 너무 좋아하셨어요.
    가끔 이메일에 아무 글 없이 덜렁 사진을 보내기도 하는데 참 좋아하시고 칭찬해주세요.
    사진이 참 따뜻한 소통이 되더군요.
  • profile
    유타배씨 2016.06.27 11:11
    아버지... 가깝고도 또 어떨때는 보이지 않을정도로 먼 사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사랑하면서 불쌍함으로 여겨지는 사람...
    마음속의 이야기를 다하고 싶은데 그것이 가능하지 않는 안타까움...
    마음 저 한 귀퉁에 앉아 계시는 분...

    주로들 이렇게 느끼시지 않나요? 저는 그랬읍니다. 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못했던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해피피쉬님의 사랑은 아버님께서 물론 알고 계실테죠.

    두번째의 사진을 추천드립니다.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 profile
    Happyfish 2016.07.06 19:56
    처음 다섯줄을 읽는 데, 눈물이 주루룩. 늘 어떻게 설명할 지 몰랐는데, 정확한 표현이 마음을 울립니다.

    신기하네요. 두 번째 사진은 사실 예전에는 그냥 지났쳤던 사진인데, 이번에 올리면서 눈에 들어왔거든요.
    왠지 재밌는 사진,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시 보게 되는 사진, 야호! 즐거운 사진, 을 유타배님 사진을 보면서 처음 느껴봤는데,
    저 사진을 이번에 찾았을 때 약간 그런 느낌이였어요. 유타배님의 추천에 살짝 깜짝? ^^
  • profile
    HOYA 2016.06.27 11:49
    때로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수도 있지만 그래도 최고의 사랑과 효도의 표현은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이번 기회에 많은 이야기 나누고 오시리라..........
  • profile
    Happyfish 2016.07.06 19:58
    풍선 보러가며 도란 도란 얘기 많이 들어주시고 조언도 해주시고, 누구보다 현실적인 고민들을 아시는 호야님의 말씀이
    참 마음에 와닿고... 고맙습니다.
  • profile
    JICHOON 2016.06.27 12:20
    진한 글을 읽다보니 저의 아버지가 애지중지 하시던 카메라가 생각나는 군요.
    장롱에 넣어두고 절대 저에게 못만지게 하시던... 지금 그 모델을 검색해보면 그리 비쌀것도 없는 미놀타 똑딱이였는데 아버지는 필름값 아까와 별로 찍지도 못하시고 그냥 그렇게 남겨두고 저 멀리 떠나셨습니다.
    아버지와 찍은 사진이 별로 없다는 것이 불현듯 울컥할 때를 만들곤 합니다. 많이 같이 찍어두세요.
  • profile
    Happyfish 2016.07.06 20:10

    아... 참.... 먹먹하네요.
    함께 있는 시간이 영원일 것 같은데... 저는 아직도 그렇거든요.

    근데 아버지는 어느 순간부터 크리스마스 때마다, 자 이제 크리스마스가 10번 남았다, 9번 남았다, 카운트 다운을 하시더라구요. 이번 여름은 4번 반이 남으셨더군요.

    아버지와 딸. 아름다운 사진을 함께 찍고 싶네요.


자유갤러리

게시물, 사진 등록 요령과 주의사항이 아래 링크에 있으니 꼭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 작성 제한 사항


갤러리 사진 등록가이드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Shot Location 글쓴이 추천 수 조회 수 날짜
3330 Street Photography 이상향 12 file 유타배씨 2 88 2022.07.23
3329 건축/시설물 공원 분수 12 file Shaun 2 70 2016.05.13
3328 과제사진 사진기로 교감중 ~~ 27 file mini~ 2 91 2016.05.29
3327 아사동출사 커피 한잔의 행복 ~ 29 file mini~ 2 122 2016.05.29
3326 사람/인물 인연? 21 file max 2 102 2016.05.30
3325 사람/인물 자유로운 영혼 8 file Jazz Festival Sunshine 2 88 2016.05.30
3324 자연/풍경 헬렌 발룬 첫째 21 file Helen GA max 2 110 2016.06.06
3323 이벤트/행사 헬렌 29 file helen, GA 영은 2 127 2016.06.06
3322 생활 그림자... 15 file keepbusy 2 100 2016.06.08
3321 동물 eye contact please ! 11 file bryce canyon 똘래랑스 2 102 2016.06.10
3320 건축/시설물 과나후아토 풍경 9 file Guanajuato, Mexico Hosi 2 89 2016.06.11
3319 생활 소년들 27 file 유타배씨 2 122 2016.06.16
3318 나무/식물 공생 13 file 우리집 Today 2 61 2016.06.16
3317 과제사진 유구무언 ( 소환2 ) 30 file Horseshoe bend 아날로그 2 131 2016.06.19
3316 사람/인물 Just the two of us 22 file Old Mills Park 기억이란빈잔에 2 107 2016.06.20
3315 아사동출사 더위야 가라 ~ 24 file mini~ 2 89 2016.06.21
» 과제사진 아버지의 시카고 (소환3) 지금 시카고 부모님 집에 와 있어요. 위의 사진은 아버지의 사진들입니다. 시카고의 풍경을 담아내고 싶은데, 이번에는 그냥 푹 쉬기만 하다가, 소환 마감이 되... 16 file Chicago Happyfish 2 90 2016.06.26
3313 미국 Manhattan 10 file Long island city .O 2 75 2016.06.26
3312 자연/풍경 유타풍경 22 file 유타배씨 2 83 2016.06.28
3311 과제사진 과제6: 별을 세다 12 file JICHOON 2 174 2016.07.02
3310 나무/식물 축제 12 file 해바라기 농장 (이쁜)왕언니 2 101 2016.07.02
3309 동물 기다림 16 file mini~ 2 90 2016.07.03
3308 이벤트/행사 AJC Peachtree road race 6 file Piedmont Park 파랑새 2 106 2016.07.05
3307 미국 Fireworks in Dallas 13 file Addison, TX Steve 2 111 2016.07.06
3306 자연/풍경 나이아가라의 아침 8 file Niagara fall Hosi 2 95 2016.07.07
3305 사람/인물 Analog Couple 22 file East River St. in Savannah JICHOON 2 109 2016.07.08
3304 동물 누가누가 16 file 아날로그 2 85 2016.07.10
3303 건축/시설물 Lunch spot 23 file Toronto, Canada 청천 2 90 2017.09.30
3302 여행 내 안의 나 . . . 6 file 에디타 2 88 2016.07.13
3301 사람/인물 한국문화 7 file 한국문화원 Today 2 86 2016.07.15
3300 생활 재윤이 방학 1 5 file keepbusy 2 85 2016.07.16
3299 사람/인물 봄의 미소 (St.Patrick... 15 file Woodruff Arts Center 앞 거리 , Atlanta 휴(休) 2 136 2018.03.17
3298 나무/식물 풀꽃 14 file Duluth 이쁜님 2 57 2016.07.28
3297 자연/풍경 자이언 계곡의 가을(HDR) 10 file zion National Park, Utah pookie 2 111 2016.07.28
3296 자연/풍경 뉴 멕시코도 멋진 곳들... 5 file Lincoln nf 가는 길 Overlander 2 40 2021.03.16
3295 아사동출사 은하수를 바라보며... 18 file Clingmans Dome 우주 2 123 2016.07.31
3294 자연/풍경 희망 10 file Smoky MT. 이쁜님 2 103 2016.07.31
3293 사람/인물 스모키 산을 즐기는 사... 11 file 스모키산 서마사 2 114 2016.08.01
3292 생활 How are you 13 file 유타배씨 2 87 2016.08.03
3291 자연/풍경 good morning 14 file Raven Cliff Falls Trailhead 이쁜님 2 101 2016.08.06
3290 자연/풍경 wild flowers 9 file Great Smoky max 2 74 2016.08.06
3289 자연/풍경 바위에 난을 치다 . . . 12 file 에디타 2 116 2016.08.07
3288 사람/인물 개밥 주는 남자가 아니... 18 file 우리집 부엌 서마사 2 105 2016.08.15
3287 자연/풍경 Spring 10 file esse 2 165 2018.03.17
3286 이벤트/행사 버티기 6 file Georgia International Horse Park 파랑새 2 82 2016.08.22
3285 생활 자동차 정비소 13 file 마리에타 박정비 서마사 2 84 2016.08.22
3284 건축/시설물 havana old town 11 file havana 똘래랑스 2 140 2016.08.23
3283 생활 어머니 18 file 유타배씨 2 99 2016.08.24
3282 자연/풍경 인도사원 5 file Lawrenceville Hwy 선상 파랑새 2 65 2016.08.28
3281 자연/풍경 Rainbow Falls 5 file Watkins Glen State Park, NY pookie 2 56 2016.08.29
3280 아사동출사 아틀란타 다운타운 23 file Jackson Street Bridge 위에서 포토프랜드 2 101 2016.08.29
3279 사람/인물 portrait 8 file downtown Today 2 103 2016.08.29
3278 자연/풍경 Sunrise @Driftwood Beach 12 file 포토프랜드 2 91 2016.09.05
3277 자연/풍경 해변의 오후 9 file Botany bay edisto beach 파랑새 2 95 2016.09.07
3276 기타 2036년 11 file 어느 시골마을 백곰 2 71 2016.09.09
3275 자연/풍경 해변풍경 5 file Folly Beach, SC. 파랑새 2 138 2016.09.11
3274 생활 비오는 밤 15 file 유타배씨 2 82 2016.09.14
3273 사람/인물 중독 6 file newyork 똘래랑스 2 78 2016.09.15
3272 bartender 13 file 아날로그님 Happyfish 2 178 2016.09.15
3271 자연/풍경 스톤마운틴 7 file 백곰 2 69 2016.09.18
3270 문화/예술 아틀란타 천하장사 씨... 7 file BMW740 2 100 2016.09.18
3269 과제사진 점프 (과제사진) 13 file 아날로그 2 114 2016.09.26
3268 동물 파리의 운명은? 13 file garden Today 2 71 2016.10.01
3267 기타 가을 느낌.. 10 file 동내 공원.. keepbusy 2 43 2016.10.09
3266 과제사진 석양 3 file chicago 기억이란빈잔에 2 51 2016.10.12
3265 자연/풍경 가을이오는길목에서 9 file 스톤마운틴 파랑새 2 48 2016.10.13
3264 자연/풍경 여명 20 file nc Today 2 89 2016.10.17
3263 자연/풍경 october 2016 Iguazu f... 16 file Iguazu national park 똘래랑스 2 82 2016.10.18
3262 생활 지루 12 file 유타배씨 2 58 2016.10.19
3261 자연/풍경 가을의 숲 24 file max 2 367 2016.10.24
3260 자연/풍경 아침산책 14 file keepbusy 2 62 2016.10.24
3259 생활 석양을 보는 커플 5 file 공공 2 74 2016.10.24
3258 사람/인물 Maternity session - ... 6 file hint 2 76 2016.10.25
3257 자연/풍경 깊은 산 오솔길 옆... 5 file max 2 70 2016.10.26
3256 자연/풍경 가을 빛 20 file Cades cove 서마사 2 448 2016.10.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0 171 172 173 174 175 176 177 178 179 ... 219 Next
/ 219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