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대상을 놓치지 않으려고 눌렀을 뿐 계획된 구도나 내용을 재지 못하였다.
그저 가족이 조용히 자연스럽게 한가한 시간의 터널을 통과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었다.
+ 성인(聖人)의 길
밖에서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가족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은 드물다.
밖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 아내로부터
인정을 받는 남편은 드물다.
서로 모르는 타인끼리 만나
아이를 낳고,
한 점의 거짓도 없이 서로서로의 약속을
신성하게 받아들이고,
서로 사랑하고 아끼면서 살다가,
감사하는 생활 속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가족이라면,
그들은 이미 가족이 아니라
하나의 성인(聖人)인 것이다.
(최인호·소설가)